아르메니아의 스위스로 불리는 딜리잔은 맑은 공기, 울창한 숲, 고즈넉한 수도원들로 여행자들의 사랑을 받는 명소입니다.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이 도시는 독특한 자연환경과 깊은 역사를 함께 지니고 있어, 짧은 일정으로도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합니다. 조용한 산속 도시지만, 다양한 트레킹 코스, 예술 마을, 전통 건축과 어우러진 삶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더욱 특별한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딜리잔에서 꼭 가야 할 대표 명소 세 곳인 ‘딜리잔 국립공원’, ‘하가르친 수도원’, 그리고 ‘딜리잔 올드 타운’을 소개하고 각각의 매력을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딜리잔 국립공원 – 깊고 고요한 자연의 품속
딜리잔 국립공원(Dilijan National Park)은 아르메니아 북동부 타부슈 주에 자리하고 있으며, 2002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래 다양한 생물종을 보호하고 있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지역입니다. 총 면적은 약 24,000헥타르에 달하며, 해발 1,000~2,3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이곳은 산림 지대와 협곡, 고산 호수, 강줄기 등이 어우러져 아르메니아 자연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특히 공원 내에는 1,000종이 넘는 식물과 150여 종의 조류, 여우, 곰, 노루 등 다양한 포유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희귀종도 발견되는 등 생물 다양성이 풍부합니다. 걷기 좋은 트레킹 코스도 잘 정비되어 있으며, ‘파롤르리 호수(Parz Lake)’는 에메랄드빛 물빛과 고요한 숲 풍경이 어우러져 최고의 사진 명소로 꼽힙니다. 호숫가 주변에는 소규모 카페와 보트 체험도 가능해 짧은 휴식 장소로도 제격입니다.
공원 전체를 탐방하려면 하루로는 부족할 정도이며, 숙소를 딜리잔 시내에 두고 반나절 단위로 나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국립공원은 도시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연의 품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므로, 봄에는 신록과 꽃, 가을에는 단풍으로 색다른 감동을 선사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딜리잔 국립공원은 반드시 일정에 포함해야 할 곳입니다.
하가르친 수도원 – 시간과 역사의 교차점
하가르친 수도원(Haghartsin Monastery)은 딜리잔 시내에서 약 18km 떨어진 산림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으며, 10세기 말부터 13세기 초까지의 오랜 역사를 지닌 중세 수도원입니다. 수도원 단지는 성 스테판 교회, 성 그레고리 교회, 성 마리아 교회, 다채로운 조각 장식의 종탑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세 아르메니아 건축 양식의 정수를 보여주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수도원으로 향하는 길은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마치 판타지 영화 속 장면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특히 이곳은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중심지 중 하나였으며, 수도자들은 이곳에서 학문과 신앙을 함께 연구하고 생활했다고 전해집니다. 수도원 내부의 벽화, 고딕 양식의 돔, 정교한 석조 장식들은 1,00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하가르친 수도원의 또 다른 매력은 그 주변 환경입니다. 주변에는 작은 개울이 흐르고, 수도원 앞마당에는 나무 벤치와 조용한 쉼터가 마련되어 있어 고요한 명상 공간으로도 안성맞춤입니다. 관광객들도 많지 않아 조용히 성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해 질 무렵 은은하게 비추는 햇살과 함께 수도원의 전경을 바라보면 누구라도 마음이 차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닌, 시간의 흔적과 종교적 깊이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딜리잔 올드 타운 – 살아있는 마을의 정취
딜리잔 올드 타운(Old Dilijan Complex)은 딜리잔 시내 중심에서 도보로 쉽게 접근 가능한 전통 마을 거리로, 19세기 후반부터 이어져 온 목조 건축물과 석조 골목길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이 지역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딜리잔의 과거와 현재가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특별한 매력을 자랑합니다.
올드 타운을 걷다 보면 도자기 공방, 목공예품 가게, 수제 카페, 미니 박물관 등이 즐비하게 펼쳐져 있어, 지역 예술과 문화를 가까이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툼아냔 거리’에서는 전통 의상 체험, 수공예 시연, 라이브 민속 음악 공연 등도 종종 열려 여행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제공합니다. 딜리잔에서 생산되는 수제 초콜릿, 허브 차, 지역 꿀도 유명하며, 이곳에서 기념품으로 구입하기 좋습니다.
올드 타운의 건축 양식은 아르메니아 전통 주택 구조인 ‘발코니형 목조건물’이 주를 이루며, 복층으로 이뤄진 가옥들이 좁은 골목길을 따라 이어지는 모습은 마치 한 편의 그림처럼 느껴집니다. 아침 일찍 또는 해질 무렵 산책을 하면,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의 분위기를 그대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현지인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이므로, 사람 냄새 나는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딜리잔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자연과 역사, 그리고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아르메니아의 보석 같은 도시입니다. 딜리잔 국립공원에서는 대자연 속에서의 치유와 감탄을 경험할 수 있고, 하가르친 수도원에서는 천년의 시간을 간직한 건축과 신앙의 깊이를 느낄 수 있으며, 올드 타운에서는 사람과 문화가 어우러진 일상을 그대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세 장소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으나, 한 도시 안에서 이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딜리잔 여행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복잡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조용하고 진정성 있는 여행을 원한다면, 딜리잔은 반드시 방문해야 할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