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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코 에쿠엔세 속으로: 절벽, 온천, 피자

by 지식나라 2025. 7. 3.

지중해 바다 위로 솟은 절벽과 그 위에 지어진 형형색색 집들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을 따라 펼쳐진 숨은 보석 같은 도시 비코 에쿠엔세(Vico Equense). 소렌토 반도의 입구에 위치한 이 도시는 깎아지른 절벽 위의 풍경, 고대부터 사랑받아 온 온천 문화, 그리고 정통 나폴리 피자의 뿌리를 간직한 미식 명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명 관광지보다 한결 조용하지만, 이탈리아의 진짜 일상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 이번 글에서는 비코 에쿠엔세의 절경, 휴식, 그리고 맛의 매력을 깊이 있게 살펴봅니다.

절벽 위 도시, 자연이 빚은 풍경

비코 에쿠엔세를 처음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먼저 감탄하는 것은 바로 도시의 지형과 풍경입니다. 나폴리만을 내려다보는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한 마을 구조는 마치 그림엽서 속 한 장면처럼 보이며, 산과 바다가 동시에 어우러지는 이탈리아 특유의 풍광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특히 시내 중심에서 조금만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몬테 페이토(Monte Faito)는 해발 약 1,100m의 산으로, 푸른 숲과 하늘이 맞닿아 있으며 정상에서는 아말피 해안과 베수비오 화산까지 조망이 가능합니다. 이곳은 케이블카(Funivia del Faito)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어 지역 주민들과 등산객들이 주말을 보내는 인기 명소입니다. 도시 자체도 절벽 위에 형성돼 있어 대부분의 길이 굴곡지고 좁지만, 그만큼 산책하는 재미가 있으며 매 코너마다 바다가 깃든 파노라마 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해 질 무렵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햇살은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며,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자연적 입지 덕분에 비코 에쿠엔세는 관광지이면서도 치유의 장소로 여겨지고 있으며, 인근 소렌토보다 조용하고 덜 알려진 이점으로 인해 ‘진짜 이탈리아’를 찾는 여행자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지열의 선물, 온천과 웰니스의 도시

비코 에쿠엔세는 고대 로마 시대부터 온천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이 지역은 지질학적으로 화산대에 위치해 지열 활동이 활발하고, 이를 활용한 천연 온천수가 풍부합니다. 실제로 로마 귀족들이 요양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다는 기록도 있으며, 지금도 다양한 스파 시설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장소 중 하나는 Scrajo Terme(스크라조 온천)입니다. 대서양을 바라보며 노천탕에서 몸을 담글 수 있는 곳으로, 해수와 온천수가 함께 흐르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피부 질환에 효과적인 유황온천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지인들도 자주 이용하는 만큼 시설은 전통적이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입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스파 호텔과 개인 욕장이 지역 곳곳에 있어 취향과 예산에 맞게 선택할 수 있으며, 대부분은 바다 전망이 가능해 피로 회복과 풍경 감상이 동시에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웰니스 여행지로도 주목받으며 요가, 명상, 테라피 패키지를 제공하는 숙소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비코 에쿠엔세의 온천은 단순한 휴식 이상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이탈리아 남부 특유의 여유로운 삶을 그대로 체험해보는 것. 그 자체로 여행의 하이라이트가 됩니다.

나폴리 피자의 뿌리를 맛보다

비코 에쿠엔세는 음식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특히 정통 나폴리 피자의 본고장 중 하나로 평가받으며,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자 장인들이 이 도시에서 배출되었습니다. 그 중 대표 인물이 바로 지노 소르빌로(Gino Sorbillo)로, 그의 가문이 비코 에쿠엔세 출신입니다. 도심에는 수십 년간 가업으로 이어져 온 피제리아들이 많으며, 대부분 나무 화덕(Forno a legna)을 사용해 진정한 나폴리식 마르게리타 피자, 마리나라, 칼초네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바삭하면서도 쫄깃한 도우, 신선한 모차렐라와 토마토 소스는 기본이며, 해산물을 얹은 현지 특화 메뉴들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피자 외에도 스팔라 디 마이알레(Spalla di maiale) 같은 육류 요리나, 지중해산 생선요리, 수제 라비올리와 리조또 등 이탈리아 남부의 미식 경험을 풍부하게 제공합니다. 특히 레스토랑 대부분이 바다 전망을 갖추고 있어, 식사와 함께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점은 큰 장점입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제공되는 현지산 와인, 올리브유, 그리고 친절한 가족경영 식당의 분위기까지 더해지며, 비코 에쿠엔세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끼니’가 아닌 감성의 완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코 에쿠엔세는 절벽 위의 풍경, 지열이 만든 온천, 그리고 진정한 이탈리아 미식이 어우러진 특별한 공간입니다. 나폴리에서 가까우면서도 혼잡하지 않고, 자연과 문화, 휴식과 맛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이곳은 아직 덜 알려진 보석 같은 도시입니다. 이탈리아 남부를 여행할 계획이 있다면, 비코 에쿠엔세는 꼭 하루 이상 머물며 ‘느끼는 여행’을 경험해보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