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디 부 사이드는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작은 해안 마을로, 푸른 지중해를 배경으로 펼쳐진 하얀 벽과 파란 창문이 인상적인 건축미로 유명합니다.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해온 이 도시는 감성적인 풍경과 지중해의 여유가 살아 있는 공간으로, 여행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본문에서는 시디 부 사이드의 건축, 풍경, 예술적 정체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푸른 바다와 흰 마을, 시디 부 사이드의 첫인상
튀니지 북부 지중해 해안에 자리한 시디 부 사이드는 고요한 언덕 위에 펼쳐진 마을로, 방문객을 가장 먼저 사로잡는 것은 그 특별한 색감입니다. 하얀 석회벽에 파란 창틀과 문, 철제 발코니로 이루어진 집들이 빽빽하게 늘어서 있으며, 이는 1920년대 프랑스 예술가이자 음악학자 로드랭 바론(Rodophe d’Erlanger)이 제안한 색채 규제로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통일된 색감은 마을을 하나의 회화처럼 만들며, 어디를 찍어도 엽서 같은 장면을 연출합니다. 특히 해 질 무렵, 붉게 물든 하늘과 파란 지붕, 흰 담벼락이 만들어내는 풍경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생 사진 명소’로 불릴 정도입니다. 또한 마을은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마을 어디서든 푸른 지중해를 내려다볼 수 있는 뷰 포인트가 많습니다. 언덕 정상에서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이탈리아의 섬들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시디 부 사이드는 자연과 건축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으로, 여유와 감성을 모두 담은 마을입니다.
하얀 벽과 파란 창의 예술, 시디 부 사이드의 구조적 아름다움
시디 부 사이드의 건축 양식은 모로코, 안달루시아, 오스만 제국의 영향을 함께 받은 북아프리카 전통양식과 지중해풍이 결합된 형태입니다. 대부분의 주택은 내부 정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폐쇄형 구조이며, 외관은 단순하지만 내부는 화려한 타일과 수공예 장식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특히 ‘시디 부 스타일’이라 불리는 이 마을의 건축 규칙은 흰색 외벽과 파란 목재 문, 철제 창살의 사용을 엄격히 규정하여 마을 전체에 시각적 통일감을 줍니다. 이러한 시각 디자인은 단순한 외형적 미학을 넘어서, 햇빛 반사를 줄이고 여름철 온도를 낮추는 기능적 역할도 수행합니다. 좁은 골목길은 미로처럼 연결되어 있으며, 길을 따라 들어서면 고요한 주택가 사이로 감각적인 카페, 갤러리, 수공예 상점이 나타납니다. 건축적 구조와 도시계획이 ‘일상 속 예술’을 실현하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마을 전체가 하나의 예술품 같은 느낌을 줍니다. 마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바론 도를랑제 궁전(Palais Ennejma Ezzahra)’은 오늘날 튀니지 음악 박물관으로 사용되며, 전통 건축과 아랍풍 인테리어가 잘 보존되어 있어 건축과 문화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장소입니다.
예술가들의 마을, 창작과 사색이 숨 쉬는 거리
시디 부 사이드는 수많은 예술가와 작가, 철학자들의 영감을 자극해온 도시입니다. 프랑스의 화가 폴 클레(Paul Klee), 철학자 미셸 푸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앙드레 지드(André Gide) 등이 이 마을에 머물며 창작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 조용한 골목, 따뜻한 햇살, 그리고 무심한 듯 배치된 의자와 화분까지 — 모든 요소가 창작과 사색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오늘날에도 많은 예술가들이 이 마을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있으며, 거리 곳곳에는 소규모 갤러리와 창작공방이 관광객을 맞이합니다. 특히 ‘카페 데 나트(Café des Nattes)’는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모여 토론하고 글을 쓰던 장소로, 현재도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에 들러 차 한 잔과 함께 역사의 숨결을 느낍니다. 좁고 고요한 골목마다 들리는 전통 음악과 새소리는 이 마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시디 부 사이드는 단순히 예쁜 관광지를 넘어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공간입니다. 보기 좋은 풍경을 넘어 느끼고 머물고 싶은 감정이 생기는 곳, 그래서 많은 이들이 ‘떠나기 싫은 마을’이라 부릅니다.
시디 부 사이드는 단순한 휴양지가 아닙니다. 지중해의 빛, 건축의 미, 그리고 예술의 감성이 함께 어우러진 이 마을은 잠시 머물다 가는 여행자가 아닌, 다시 돌아오고 싶은 감정을 남기는 곳입니다. 튀니지의 하늘 아래, 흰 벽과 파란 창을 따라 당신만의 풍경을 그려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