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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시 가이드 (온천, 구시가지, 음식문화)

by 지식나라 2025. 7. 3.

구시가지 가옥들과 전통음식

조지아(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Tbilisi)는 동유럽과 서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한 독특한 도시로, 수천 년의 역사와 다채로운 문화가 어우러진 여행지입니다. 이곳은 실크로드의 요충지로 발전했고, 지금은 중세와 현대가 공존하는 감성 도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트빌리시에서 꼭 경험해야 할 온천 문화, 매력적인 구시가지, 그리고 풍부한 음식 문화를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트빌리시의 상징, 아발라바니 온천 지구

트빌리시라는 이름은 조지아어로 '따뜻한 곳'이라는 뜻입니다. 그 유래는 바로 자연 온천에서 시작됩니다. 트빌리시의 구시가지 남쪽에는 아발라바니(Abanotubani)라는 전통 온천 지구가 있으며, 이곳은 도시의 탄생지이자, 오늘날까지도 지역 주민과 여행자에게 사랑받는 휴식 공간입니다. 아발라바니는 중세 페르시아 스타일의 벽돌 돔형 건물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내부는 타일로 장식된 개인 욕실과 사우나, 전통 스크럽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한국식 찜질방과 유사한 구조입니다. 가장 유명한 시설 중 하나는 Orbeliani Baths로, 푸른 타일 장식이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온천수는 유황을 함유해 피부에 좋고, 피로 회복에도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또는 단순한 힐링을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가격대도 비교적 합리적이며, 사전 예약을 통해 프라이빗룸 이용이 가능합니다. 아발라바니는 단순한 스파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트빌리시를 대표하는 문화 공간이자 도시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장소입니다. 트빌리시 여행을 시작하는 가장 전통적이고 편안한 방법이 바로 이 온천 체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의 매력, 과거와 현재의 공존

트빌리시 구시가지(Old Tbilisi)는 과거 실크로드 중심지였던 만큼 다양한 민족과 종교, 문화가 얽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좁은 골목과 언덕, 다양한 건축양식이 혼재된 풍경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이 지역의 대표 명소 중 하나는 나리칼라 요새(Narikala Fortress)입니다. 구시가지 전체를 내려다보는 언덕 위에 위치하며, 케이블카를 이용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요새에서는 트빌리시 시내와 쿠라 강(Mtkvari River)이 어우러진 절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구시가지에는 시오니 대성당, 유대교 회당, 아르메니아 교회 등 다양한 종교의 예배당이 서로 인접해 있어, 다문화의 공존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벽화 거리, 예술 카페, 디자인 상점 등도 함께 있어 탐방의 즐거움을 더합니다. 특히 밤이 되면 조명이 켜진 골목과 건축물들이 아름다운 야경을 선사하며, 낮과는 또 다른 감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구시가지는 트빌리시의 뿌리이자, 현재를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공간입니다.

조지아의 식탁, 트빌리시 음식 문화

트빌리시는 조지아 요리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조지아 음식은 터키, 페르시아, 러시아, 지중해 요리가 결합된 독특한 맛을 자랑하며, 풍성하고 따뜻한 식문화가 특징입니다.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다 보면 음식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 체험이 된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힌칼리(Khinkali)입니다. 고기와 향신료를 넣은 만두로, 손으로 들고 육즙을 먼저 마신 후 먹는 독특한 방식이 특징입니다. 또한 하차푸리(Khachapuri)는 치즈와 반죽으로 만든 전통 빵 요리로, 여러 지역마다 스타일이 다릅니다. 트빌리시에서는 노른자를 얹은 아자르리 스타일이 특히 인기입니다. 이 외에도 견과류로 속을 채운 채소요리, 향신료를 활용한 육류요리, 석류와 신맛을 살린 소스 등은 이국적이면서도 건강한 느낌을 줍니다. 조지아 전통 와인은 꼭 곁들이면 좋습니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진 크베브리(Qvevri) 방식으로 만드는 와인은 고유의 풍미를 자랑하며, 현지 와인 바에서 다양하게 시음할 수 있습니다. 트빌리시에서는 고급 레스토랑부터 가정식 식당, 시장의 길거리 음식까지 식도락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습니다. 조지아인의 따뜻한 인심과 함께하는 한 끼는 여행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입니다.

트빌리시는 온천의 여유, 구시가지의 매력, 음식문화의 깊이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도시입니다. 동서양이 만나는 경계에서 독특한 정체성을 키워온 이 도시는 여행자에게 단순한 관광 이상의 감동을 선사합니다. 조지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트빌리시에서 머무는 시간은 그 여정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한 번의 방문으로는 부족한, 그런 도시입니다.